• 어른들을 위한 동화, ‘바다청소365’ (기고 최주섭)

  • 21.03.31
    조회수 75
첨부파일
바다청소365.jpg

      어른들을위한 동화(기고)

바다청소365



최주섭
동화작가, 한국자원순환연구원장, 오션 상임고문
josephchoi49@naver.com

오션의 상임고문이신 최주섭 한국자원순환연구원장님은 동화작가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주일에 하루만 학교에 갔다. 준서와 동생 유미는 집에서 뒹굴고 게임하느라 하루가 가는 줄 몰랐다. 보름 쯤 지나자 몸이 무겁고 허리가 뒤틀렸다.
금요일 저녁, 준서는 아빠의 눈치를 살피며 졸랐다.
 “아빠! 바닷가에 놀러 가면 안돼요?”
엄마가 준서에게 동정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이 집안에 콕 박혀서 온라인 수업 들으랴, 숙제하랴 지쳤나 봐요.”
유미도 덩달아 외쳤다.
 “그래요. 아빠 바닷바람을 쐬러가요.”
아빠가 못이기는 척하며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했다.
 “내일 오전엔 흐리고, 오후는 맑다가, 저녁엔 다시 흐리다는데”
엄마가 아빠에게 다가갔다.
 “오후는 맑음이라잖아요.”
다음 날 오전, 준서와 유미는 소풍 가는 옷차림을 하고 아빠 차에 탔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준서가 요즘 인기가 높이 오르는 가수의 흉내를 냈다.
 “날씨가 왜 이래? 비가 왜 거기서 나와?”
엄마와 유미가 웃음을 팡 터트렸다. 아빠도 웃으며 백미러로 준서를 바라봤다.
 “글쎄다. 오후에는 비가 그칠 거야.”
아빠는 바닷가 근처에 있는 해양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댔다.
 “오전엔 해양박물관을 관람하는 게 좋겠어.”
유미가 소리쳤다.
 “아빠 수족관에 먼저 가요.”
엄마가 준서의 표정을 살폈다.
 “그래, 물고기 구경 좀 해보자.”
넓고 큰 수족관 안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여유로웠다. 준서와 유미가 탄성을 질렀다.
 “와아! 가오리의 날개폭이 양팔을 벌린 것보다 커요.”
 “길쭉한 저 물고기는 아기 상어 같아요. 다른 물고기들을 잡아먹지 않을까요?”
 “철갑상어야. 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를 먹는데.” 
 “큰 거북이가 목을 쭉 빼고 수영하고 있어요.”
수족관을 지나 해양생물 사진이 전시된 곳에 들어갔다. 바다 속 플라스틱 쓰레기로 피해를 받고 있는 해양생물들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준서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사진 해설문을 읽었다.

 「시내버스만큼 길이가 긴 향유고래의 사체가 해변까지 떠밀려왔다. 고래의 배 속에 플라스틱 조각이 수십 개가 들어있었다.」

유미가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 
 “너무 불쌍해서 해양생물 사진들을 바라볼 수가 없어요.” 
콧구멍에 일회용 빨대에 박힌 거북이,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 쓴 바닷새, 뱃속에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를 여러 개나 삼킨 물고기들도 있었다. 홍합 속에는 크기가 5밀리미터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도 발견되었다.
아빠와 엄마가 혀를 끌끌 찼다.
 “해양생물에게 먹이는 못줄지라도······, 이러면 안 돼지.”
 “이젠 홍합도 먹으면 안 되겠어요.”
관람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스쿠버 다이버 복장을 한 사람이 강단에 서서 자기소개를 했다.
 “바다 속에 색색의 산호초와 예쁜 물고기들을 촬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유미의 표정이 어느새 밝아졌다. 
 “신나고 멋져요.”
강사가 옆에 있는 커다란 보따리를 풀었다. 플라스틱 병, 캔, 유리병, 그물 조각 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준서가 코를 막으며 소리를 질렀다.
 “윽! 비린 냄새! 모두 쓰레기 아냐?”
강사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렇습니다. 바다 속에서 건져낸 것들이죠. 쓰레기 때문에 아름다운 바다 속을 멋지게 촬영할 수가 없었어요. 쓰레기를 건져내도 며칠만 지나면 다시 쌓였어요.”
관람객 한사람이 투덜댔다.
 “누가 바다 속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거야?”
강사가 웃었다.
 “글쎄요. 누가 버렸을까요?”
준서가 아는 체를 했다.
 “바닷가에 놀러온 사람들과 바다낚시꾼들이 무심코 버렸겠지요.”
강사가 상처 자국이 보이는 장단지도 보여주었다.
 “바다 속을 촬영하다가 깨진 유리병에 장단지에 상처가 나거나, 때로는 둥둥 떠다니는 것들 때문에 이마에 부딪치는 때도 종종 있지요.”
유미가 손을 입술에 대며 소리를 질렀다.
 “어머! 어떻게 해?”
 “저는 그때부터 두 개의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다 속 쓰레기를 건져내는 일꾼이 됐습니다. 덕분에 쓰레기 공부도 많이 하게 되었지요.”
관람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사가 관람객들의 환호에 강사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켜서 바다청소365를 소개했다.
 “바다청소365는 전 세계 자원봉사단체인 클린 스웰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스마트폰으로 바다청소365에 들어가 기록해주신 쓰레기 정보는 세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줄이는데 활용될 것입니다.”
가족 모두 해양박물관을 나왔다. 비가 그치고 하늘에 구름이 벗겨지고 있었다. 해양박물관 밖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으로 갔다. 햄버거와 탄산음료를 주문했다.
아빠가 오후 일정을 준서와 유미에게 물었다.
 “점심을 먹은 다음엔 바닷가로 가볼까?”
준서가 스마트폰을 열고 무언가를 찾고 있다.
 “아빠! ‘클린 스웰 웹’을 찾았어요. 한글로도 소개되어있어요.”
엄마도 아는 체를 했다.
 “아까 강사 선생님이 설명한 거구나?”
유미가 혀를 쑥 내밀었다.
 “나는 해변을 그냥 걷는 게 좋은데.”
엄마가 유미를 달랬다.
 “해변도 걷고 쓰레기를 주우면 좋지 않겠니?”
준서는 스마트 폰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우리가 주은 쓰레기의 종류를 그때그때 스마트폰에 입력해야 돼요.”
 엄마가 엄지 척을 했다,
 “재밌겠네. 사진은 내가 찍을 거야.”
준서가 재빨리 고무로 코팅된 장갑과 쓰레기봉지를 사왔다. 클린 스웰 웹에 들어가 행사 참가 등록을 했다. 참가 인원 수 4명, 단체 이름 ‘준서와 유미’, 장소에는 ‘해양박물관 앞 해변’을 입력했다.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준서와 유미는 쓰레기를 줍고, 아빠는 쓰레기봉지를 들었다. 엄마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준서는 쓰레기를 줍는 대로 해당 항목의 아이콘을 눌렀다.
클린 스웰에 입력된 쓰레기는 비닐봉지,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 빨대, 마스크 등 일회용품과 담배꽁초, 등등 다양했다.
쓰레기 줍기를 마치고 수거 완료를 눌렀다.
가족들이 파라솔 밑에 앉아 음료를 마셨다.
 “온 가족이 함께 보람 있는 일을 했구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을 막아야겠어요.”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면 좋겠어요.”
 “곳곳에 쓰레기통도 놓아야겠지.”
준서는 학교 환경동아리 모임에서 동영상으로 쓰레기 줍기 체험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무심코 길거리에 버리는 쓰레기는 하천에 들어가 결국 바다로 들어가게 돼. 우리 환경동아리도 클린 스웰에 모두 참여하면 좋겠어.”
회원들이 엄지 척을 하며 다음 토요일에 바다 쓰레기 줍기 행사를 하자고 약속했다.  

  목 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