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아지고 작아지면 어디로 갈까?

  • 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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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지고 작아지면 어디로 갈까?

- 전국학생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체험활동 후기 -

김태희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해양쓰레기 전문강사 드림오션네트워크 대표 konggwuo@hanmail.net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우리의 일상 중 많은 부분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환경교육도 예외가 아니어서 많은 교육 일정들이 변경과 취소를 거듭하며 상반기를 보낸 듯하다. 그 중 일정을 변경해가면서 끝까지 진행하게 된 교육은 청소년 대상 해수욕장 미세플라스틱 조사 활동이었다. 해수욕장 미세플라스틱 쓰레기 저감 인식 교육 및 조사 활동은 2018년부터 우리 단체의 선생님들과 함께 지역의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는데 2019년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에서 진행하는 시민과학 기반의 ‘오션스 20 해양쓰레기 전문 강사’ 교육을 통해 더욱 체계적인 교육 방식을 배우게 되었다. 이 교육에서는 해양쓰레기 교육의 목적과 다양한 조사방법,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 청소년 대상 미세플라스틱 채취 모니터링 방법 및 분류까지 우수한 강사진의 깊이있는 전문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 교육을 기반으로 우리 단체가 기존에 진행하던 해양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전문성을 가미하게 되었고, 그 결과 2019년 10월에는 환경부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다. (해변 플라스틱, 넌 어디서 왔니? - 환경부 지정 2019-165)

부산은 우리나라 10대 해수욕장 중 다섯 개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가진 아름다운 해안 도시이다. 젊음의 바다로 유명한 광안리해수욕장 끝자락에 광남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는데, 해안가 바로 앞이라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해양환경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풍부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우리 단체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해양환경을 주제로 이론과 체험, 해수욕장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청소년들의 해양환경 인식수준 향상과 소소한 실천으로도 깨끗한 바다로 가꿀 수 있는 미래 주역들의 성장을 돕기로 하였다. 2018년 국제연안정화활동(ICC_International Coastal Cleanup) 행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해양환경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5⋅6학년 대상 해양환경교육을 실시하였으며, 2019년에는 광남초등학교와 본 단체 간 해양환경교육 MOU를 체결하기도 하였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학교 지원으로 10차시로 구성된 다양한 해양환경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5학년 20명(2020년), 4학년 16명(2021년) 대상 해양환경동아리를 운영하였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준비물을 꾸러미로 만들어 학교로 보내고 비대면 화상교육을 할 때도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교육은 역시 해수욕장 모래 속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체험활동이었다. 2020년 5월과 9월, 2021년에는 4월과 7월에 미세플라스틱 모니터링 체험을 하였고, 이 때국제연안정화활동도 함께 진행하였다. 광안리해수욕장은 날마다 청소를 깨끗이 하는 해변이라 쓰레기가 거의 없을 것 같았으나 폭죽, 담배꽁초와 과자봉지 등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계속 발견되었다. 올해 7월 1일은 유난히 날씨가 더워서 걱정이 되었지만 학생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해수욕장에서 육지와 가까운 맨 위쪽, 파도가 몰고 와 쓰레기가 모이는 곳, 그리고 해변 가까이 젖지 않은 곳 등을 조사의 정점으로 하고 4인 1조로 나누어서 상부에 2개 조, 나머지는 각각 한 조씩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발견된 특징은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는 양식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티로폼 부표에서 떨어져 나온 하얀 가루들이 계단 아래 소복하게 쌓여 있었고 큰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진 2차 미세플라스틱도 많다는 것이다. 또한, 플라스틱 제품 원료가 되는 펠릿도 꽤 많이 발견되었다.

1, 2차 조사한 미세플라스틱 쓰레기를 지퍼백에 넣어 조사 정점 정보를 적어두었다가 해양환경동아리 활동 마지막 시간에 그동안 채취한 미세플라스틱을 분류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마주보며 하는 활동은 불가하여 각 개인에게 조금씩 나눠주고 핀셋과 돋보기를 이용해 조사지를 기록하게 하였다. 그리고 디지털 현미경과 노트북을 연결해 미세플라스틱이 어떻게 부서지고 잘게 쪼개어졌는지 더욱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바다에서 주운 휴대폰, 약품, 주사기, 칫솔, 장난감 등의 쓰레기들을 여행가방에 넣어서 전시하고 다른 학생들이 관람하며 느끼게 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은 신기하면서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다가 보내준 여행가방을 바라보았다.

‘매년 해양환경교육을 하고 있지만 점점 더 심각해지는 바다의 현실을 보며 과연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을까? 해양쓰레기는 점점 줄어들까? 교육이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절망스러울 때가 있다. 작고 작은 알갱이들을 핀셋으로 헤아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기성 세대의 잘못으로 아름다운 풍경의 해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미래를 빼앗았고, 더 이상 해수욕장에서 모래 찜질을 할 수 없는 바다를 물려준 사람들은 바로 우리 어른들이니까.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이 아이들이 언젠가 어른이 되고 우리가 하는 교육을 받은 친구들이 세상의 주인이 된다면 시민과학이 일상이 되는 미래가 조금은 변화되어 있지 않을까? 미래 세대, 그리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지구 상의 생명체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하도록 국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의 의식이 함께 달라지고, 각자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다함께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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