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대만 인도태평양 해양쓰레기 관리 협력의 장을 열다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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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태국-대만 해양쓰레기 워크숍 기념사진(사진:OAC)


태국-대만 인도태평양 해양쓰레기 관리 협력의 장을 열다


동아시아 전문가들 폐어구 관리 논의, 오션의 연구-정책-시민 협력 모델에 주목 


이종명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소장 jmlee@osean.net


2025년 11월 5일부터 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2025 태국-대만 인도-태평양 해양쓰레기 관리 워크숍'이 열렸다.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에서는 이종명 연구소장이 참가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문가들과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고 한국의 선진 사례를 공유했다.


국제 협력의 새로운 시작, '인도-태평양 해양쓰레기 플랫폼'


이번 워크숍은 대만 해양위원회(OAC)의 주도로 시작된 '인도-태평양 해양쓰레기 플랫폼'의 출범을 알리는 중요한 자리였다. 개회사를 통해 대만과 태국의 고위급 관계자들은 폐어구를 포함한 해양쓰레기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을 재확인하고, 역내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플랫폼이 각국의 노력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각국의 지혜가 모이다: 유실·폐어구(ALDFG) 관리 전략


워크숍의 핵심 세션에서는 각국의 유실·폐어구(ALDFG) 관리 전략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각국의 발표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정책부터 과학 기반의 정밀한 접근까지 다채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태국은 '국가 플라스틱 로드맵'을 통해 해양 유입 쓰레기를 70%까지 저감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연안 정화 조직, 차단막 설치, 다각적 모니터링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유했다. 대만은 2021년부터 시작된 '어구 실명제'와 2022년 '어구 유실 신고 의무화' 등 강력한 법적 규제와 함께, 84개 항구에 폐어구 집하장을 설치하고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는 등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돋보였다. 일본에서는 이리오모테섬의 사례를 통해 해류의 흐름과 쓰레기에 표기된 정보를 분석하여 60%의 쓰레기 기원지를 추정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종명 소장은 '과학적 조사, 정책 옹호, 교육의 통합 전략'이라는 주제로 오션이 진행해 온 폐어구 연구와 대응 활동의 성과를 발표했다. 16년간의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스티로폼 부표 금지라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낸 오션의 통합적 접근법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정책의 실효성을 AI로 검증하고, 어업인 교육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한국의 모델은 '정부-연구-시민' 협력의 이상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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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이종명 소장 발표 모습(사진: OAC)


시민의 힘을 확인하다: 플라스틱 저감과 현장 방문


이번 워크숍은 ALDFG를 넘어 플라스틱 오염 전반에 대한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대만의 RE-THINK는 게임과 같은 흥미로운 방식으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며,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워크숍 둘째 날 진행된 현장 방문은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왓 자크댕(Wat Chak Daeng) 사원은 방콕 근교에서 가장 넓은 녹지 지역에 있는데, 인근 하천에서 수집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승복을 만드는 등, 종교 공동체가 지역사회의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레셔스 플라스틱 방콕(Precious Plastic Bangkok)은 소규모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급하는 단체로, 버려진 플라스틱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풀뿌리 혁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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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자크댕 사원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시설 견학 모습(사진: OAC)


연대와 협력을 통한 희망을 보다


이번 워크숍은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다양한 주체들의 연대와 협력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자리였다. 패널 토론에서는 공통적으로 ‘비교 가능한 데이터의 공유'와 '정책 성과의 상호 학습'이 향후 국제 협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과학계의 정밀한 분석,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사회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가 조화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해양 회복력'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오션은 이번 워크숍에서 확인한 국제적 연대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수행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