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바다를 기록하다 – 2025 바다기사단 워크숍 리포트

2025-03-26


AI와 함께 바다를 기록하다 - 2025 바다기사단 워크숍 리포트

박해주 |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원 | hjpak@osean.net




  • 4주년을 맞은 바다기사단,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첫 워크숍

바다를 지키는 디지털 시민과학자들의 집합, 바다기사단이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출범 4주년을 맞아 2025년 제1차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OSEAN), (주)데브구루, (사)바다살리기네트워크가 주관하고 브라이언임팩트가 후원했으며, 총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션 사무국 현장과 온라인 줌을 통해 동시에 진행되었다.


바다기사단의 4년, 성과와 변화

워크숍은 오션 소장 이종명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 소장은 바다기사단의 눈부신 성과의 하나로 국제화를 꼽았다. 
지난 해 바다기사단의 클라우드 플랫폼(cloud.oceanknights.net)의 영어 버전을 내놓고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마지막 협상위원회 때 사이드이벤트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바다기사단의 활동을 소개한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홍선욱 오션 대표는 바다기사단의 지난 4년간 활동 내역과 성과를 발표했다. 바다기사단은 2021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에 공식 출범했으며, 드론, 수중카메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시민과학 방식으로 해양쓰레기 데이터를 기록해왔다. 그 결과 531건의 활동과 381명의 시민과학자가 참여한 성과를 이뤘다. 활동 그룹은 테라나이츠(육상조사), 스카이나이츠(항공조사), 아쿠아나이츠(수중조사), 어번나이츠(도심조사), 열일바다청소 등으로 구성된다.


열일바다청소, 실질적 정화 성과를 남기다

2024년에 새롭게 도입된 열일바다청소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활동이었다. 해양쓰레기를 청소하기 전 밀집구간 10m  조사를 병행하는 이 활동은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2,512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총 37,223개, 27,064kg에 달하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이 실적은 정부의 공식 통계에 민간 수거 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오션클라우드 공개, 데이터 기반 플랫폼 시대 열다

이어 데브구루의  CTO이자 바다기사단 운영위원인 곽태진 씨는 오션클라우드(OceanCloud) 플랫폼을 소개했다. 중견 IT 기업인 데브구루에서는 2022년 시민 과학자들이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등록하고 시각화하며, 프로젝트를 개설하여 활동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오션클라우드는 cloud.oceanknights.net에서 접근 가능하며, 자원봉사자, NGO, 연구자, 기업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주요 기능은 활동 그룹 참여, 이미지 등록, 지도 기반 시각화, 조사폼 설계, 자료 요청, AI 자동 인식 등이며, 다양한 주체들의 협업을 위한 데이터 공유와 정책 제안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어번나이츠 AI, 시민과학의 기술적 진화

AI 기반 시민과학 시스템의 핵심인 어번나이츠에 대한 기술 발표도 이어졌다. 작년 말에 어번나이츠 AI 전용앱을 출시하기 위해 데브구루의 개발자들과 오션의 연구진들의 협업 성과를 오션 모니터링 연구팀팀 한국인 연구원이 발표하였다. 어번나이츠 AI 앱은 총 44,000개 이상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7개 클래스의 쓰레기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류할 수 있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쓰레기를 촬영하면 AI가 분류하고, 사용자가 수정 및 검토하는 방식이다.

어번나이츠 AI는 어번 활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술을 스카이나이츠(항공조사), 아쿠아나이츠(수중조사), 테라나이츠(육상상조사) 등으로 확장해 통합 환경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 통합 기술은 도시 쓰레기 관리, 해양 오염 대응, 정책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아쿠아나이츠, 해양생물 피해를 기록하다


아쿠아나이츠 활동 발표에서는 해양생물 피해 분석 결과가 공유됐다. 2010년부터 해양생물 피해를 기록해 온 오션은 2021년 두 번째 사례집을 발간했고, 이번 워크숍에서는 2025년 기준 90건의 피해 사례가 발표됐다. 이 피해사례는 얼마 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원준 박사 연구팀과 오션, 팀부스터가 함께 발표한 논문(링크)에서 분석한 428건에 포함되었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에서는 낚시바늘, 폐그물 등에 의한 얽힘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멸종위기종과 보호종이 전체 77종 중 14.5%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었다. 피해 사례 중 하나로, 낚시바늘로 입에 상처를 입고 먹이활동을 하지 못한 저어새가 구조된 사례도 공개되었다.


이러한 자료는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의 지원 아래 오션이 어민 교육 자료로 제작하였으며, 2024년 한 해 동안 21회, 총 985명의 어선어업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교재, 배너, 동영상 등으로 구성된 교육 콘텐츠는 현장 활용도를 높였고, 바다쓰레기 문제의 원인과 대안까지 다루며 실질적인 인식을 높였다.




바다살리기네트워크, 연대의 힘

(사)바다살리기네트워크는 전국 20개 해양보호단체가 함께하는 연대체로, 이번 워크숍에서 활동 실적을 발표하고, 자체 개발한 오션키퍼라는 청소활동을 지원하는 실용적인 앱의 이용에 대해 소개했다. 총 2,865명이 참여해 7,577kg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고, 이 중 320kg은 새활용 자원으로 전환되었다. 그 결과 약 1,088kg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도 함께 달성됐다. 활동은 연안 정화, 침적 쓰레기 제거, 플로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기업과 함께한 ESG 실천 사례

2024년 열일바다청소와 기업 ESG 활동 성과는 섬즈업 윤승철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그는 오션이 여러 기업들과 수행한 ESG 실천 사례를 소개했다. KT&G는 '해양생태계 보호프로젝트'를 통해 25,490kg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으며, 비오템은 '워터러버 캠페인', JYP는 '러브어스 챌린지', GS칼텍스는 수중정화 활동을 각각 진행했다. 이들 활동을 통해 총 28,431kg의 쓰레기를 수거했고 각각의 데이터는 오션이 ESG 보고서와 사회공헌 프로그램 자료로 제공하였다.


오션, K-IMDOS로 나아가다

오션의 장기 목표는 K-IMDOS(Korean Integrated Marine Debris Observing System) 구축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해양쓰레기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국제적 데이터 허브인 IMDOS와 연계해 글로벌 해양환경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려는 시스템이다. 시민과학, AI, 국제 협력이라는 세 축을 기반으로 실질적 해양보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한 기술적인 기반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차례다.


실시간 피드백으로 함께 만든 미래

워크숍은 참여자들의 열띤 피드백과 Slido 실시간 공유를 통해 향후 계획을 논의하며 마무리됐다. 참여자들은 열일바다청소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무인도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침적 폐어구 조사, 해양생물 아열대화 모니터링, AI 확장 적용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특히 수거 후 쓰레기 처리 여부와 주민 참여 확대에 대한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2025년 오션은 바다기사단의 활동을 더욱 확산시킬 코디네이터 양성을 준비하고, 디지털 시민과학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해양환경 보호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슬라이도(Slido)를 통한 실시간 피드백 진행은 이종수 책임연구원이 유쾌하고 매끄럽게 이끌었고, 전체 워크숍의 MC 역할은 김령규 연구원이 부드럽고 안정감 있게 소화하며 행사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