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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낚는 어부의 동남아 바다산책 [베트남 무이네(1)]

2024-05-23

사진 낚는 어부의 동남아 바다산책 [베트남 무이네(1)]


늘어가는 관광객, 늘어가는 쓰레기


김상수 ㅣ 사진가, 해양수산칼럼니스트 ㅣ docusea@naver.com





▲ 베트남 지도


▲ 2014년 3월의 무이네 해안풍경. 접안시설이 전무하니 귀항 어부들은 배를 먼 거리에 정박시킬 수밖에 없다.


베트남 남부 여행지 무이네는 예나 지금이나 어촌이다. 중뿔나게 튀어나와(Mũi-CAPE-곶) 남중국해의 막힘없는 바다와 맞서는듯하면서도 슬쩍 피해 가는(Né-벗어나다, 피한다는 뜻) 형세라던가. 두 의미의 단어가 합해진 지명이 Mũi Né다. 한편, 뭍으로 휘어들어와 만(灣)을 이루는 해안은 마냥 부드럽게 휘어져 있다. 사납게 들이닥치는 파도를 품 안으로 받아들여 잠재우곤 한다.

무이네 언덕 마루에 올라서면 여행객들에게 ‘피싱빌리지(Fishing Village)’로 알려진 해안풍경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여행객들은 수백 척의 어선과 그 못지않게 많은 바구니배들이 항포구 대신 바다 위에 묘박(錨泊)한 채 물결 따라 일렁대는 풍경에 시선을 빼앗긴다.


▲ 일몰 무렵 피싱빌리지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여행객들


여행객 등 외지인들이 몰려드는 시간은 일출과 일몰 무렵이다. 대부분 무이네 관광 1번지라는 해안사구를 오가다가 관광코스에 들어있으니 잠깐 들른 정도여서 옹벽 위, 혹은 계단에 선 채로 바다 위의 어선을 배경 삼아 잠깐의 포토타임을 갖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곤 한다.


▲ 2008년 5월, 무이네 어촌의 새벽 바다 풍경


▲ 비닐쓰레기가 널린 2023년의 무이네 어촌 새벽바다


피싱빌리지란 명칭이 여행자 중심의 표현이어서 혼동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현지인들이 말하는 어시장(chợ cá)이나 어촌(làng chài)은 보다 위쪽 해변에 들어서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부터 수차례 무이네 여행을 해오고 있던 나는 2023년, 완전히 달라진 무이네 어촌과 해변어시장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그 아름답던 해변을 온통 뒤덮은 것은 어마 무시한 비닐봉지 등 쓰레기였기 때문이다. 새벽 촬영 전이면 무릎까지 들어가서 맨발로 거닐고는 했던 백사장은 들어서기가 무서울 정도의 폐비닐이 파묻혀있고, 마을주민이며 상인들을 포함한 사람들조차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 을씨년스런 새벽 바다였다.


▲ 2014년의 무이네 어촌 해안쓰레기와 해변까지 밀려온 해조류


▲  2023년, 좌측 해변은 대부분 어획물을 담았던 폐비닐이다.


▲ 2023년 우측 해변에는 폐건축자재와 FRP 조각 등등 다양한 쓰레기 천지다.


물론 무이네 어촌 해안이 마냥 깔끔했던 것은 아니다. 어가와 인접한 환경 탓에 어느 정도의 생활쓰레기는 항상 널려있는 상황이었고 해조류가 번성하는 계절이어서 떠밀려온 파래 등 해조류로 지저분하다고 느꼈으니 2014년의 얘기다. 문제는 10년 후에 같은 장소에서 맞닥뜨린 해안쓰레기 상황이다.

폐비닐이나 플라스틱뿐만이 아니다. 건축 폐기물과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해양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의 바구니배 조각들도 심심찮게 널려있었다.


▲ 2009년 9월, 무이네 어촌의 해변어시장에서 어획물 운반에 동원되었던 우마차


▲ 해변쓰레기를 탐색하는 송아지


▲ 무이네 어촌 뒷골목에서 쓰레기장을 헤집으며 먹이를 찾는 소떼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해안쓰레기 등 생활쓰레기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무이네 어촌 뒷골목에서 만난 소떼의 모습은 내게 충격을 주었다. 사람들이 내다 버린 쓰레기 더미 속에서 먹이를 찾아 비닐봉지를 헤집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사장에선 훈련을 시켜 파도와 바닷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시킨 황소를 이용한 우마차는 무이네 어촌에서 요긴하게 이용했던 어획물 대량 운반수단. 다른 여행객들처럼 무이네 어촌 해변어시장에서 마주쳤던 우마차 모습은 오랫동안 특이한 기억으로 남았었는데…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