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주 연구원 인터뷰 : 해양보호도 라이프스타일이 될 수 있을까요?

2025-04-29


해양보호도 라이프스타일이 될 수 있을까요?


박해주 |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교육홍보팀 | hjpak@osean.net




바다를 지키는 일, 멀게 느껴지시나요?

처음엔 그저, 빨대 하나가 신경 쓰였을 뿐이었다고 합니다. 환경에 대한 거창한 사명감보다는, 작은 찝찝함 하나. 하지만 그 불편함은 서포터즈 활동으로 이어졌고, 어느새 지금은 바다를 지키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됐습니다. 오션 교육홍보팀에 합류한 지 3개월,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지만 그 과정이 제법 흥미롭습니다. 오션의 박해주 연구원은 요즘, ‘유의미하지만 재밌는 메시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작은 찝찝함이 만든 시작

환경 보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었어요. 빨대를 쓸 때 찝찝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일상의 불편함 그 이상은 아니었죠. 그러다 우연히 '윤슬 서포터즈' 모집 공고를 봤어요. 봉사도 해보고,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죠.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일이, 결국 제 업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 바다

오션이 준비한 교육을 듣고 깨달았어요. 해양 오염은 단순히 환경 이슈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걸요. 미세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따라 식탁 위까지 올라온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더 이상 내가 알던 바다를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이후로는 환경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어요. 누군가의 인식 전환을 돕는 일, 그게 너무 중요하게 느껴졌고요.


기획이 재밌어지는 순간들

그렇게 자연스럽게 오션의 홍보 업무에 관심이 생겼어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고, 믿는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일이라면 기꺼이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특히 윤슬에서 진행한 '심리테스트 캠페인'은 정말 인상 깊었어요. 나와 닮은 바다를 알려주는 결과에 몰입하게 만들고, 그 바다가 처한 위기를 마지막에 보여주는 방식이었죠. 100명 넘는 참여자들이 반전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어요. 그걸 보며 느꼈어요. "유의미한 메시지도 이런 방식으로 전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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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함과 힙함 사이

사람들이 재미있게 접근하면서도 본질적인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되는 구조, 그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환경 이슈를 다룰 때 흔히 겪는 '지루함'이나 '무거움'을 깰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고요. 캠페인을 기획하면서는 텍스트힙(TextHip) 같은 트렌드도 많이 참고했어요. 진지한 주제를 개성 있게 전달하는 게 요즘 세대에 통하는 방식이잖아요. 해양 보호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싶었어요.


작은 문장 하나도, 근거 있게

오션에 합류한 지 이제 3개월이 됐어요. 뉴스레터 작성, SNS 전담 운영, 발행물 홍보 콘텐츠 제작, 사업별 캠페인 기획까지 다양한 홍보 업무를 맡고 있어요. 유의미한 메시지를 신뢰감 있게 전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고민이 필요 하더라고요. 작은 문장 하나를 두고도 내부 논의가 여러 차례 오가고, 표현을 정하기 위해 관련 연구 자료를 다시 찾아보는 경우도 있어요. 과정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도 물론 많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며 더 명확하고 단단한 콘텐츠가 만들어진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내부 세미나나 '오션랩(오션 내부에서 운영하는 R&D 조직)'에서 얻는 인사이트도 실무에 큰 도움이 돼요.


오션만의 일의 방식

오션은 실무와 학문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조직이에요. 캠페인을 기획하다가도 곧바로 환경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관련 논문을 실무자가 함께 읽는 문화가 있어요. 덕분에 환경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점점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성장한다'는 느낌이 거창하게 다가오진 않지만, 매일 업무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게 많아요. 특히 출퇴근 자율제도 유연근무 같은 복지는 실무 몰입에 진짜 현실적인 도움이 돼요.


일하고 싶은 사람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함께하는 팀원들이에요.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바다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모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회의할 때도 서로의 의견이 존중되는 분위기가 있고, 덕분에 더 솔직하게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어요. 저는 일을 잘한다는 건 실력뿐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오션은 함께 일하고 싶은 팀이에요.


앞으로 만들고 싶은 것들

앞으로는 더 실험적인 시도들도 해보고 싶어요. 단순히 정보 제공에서 그치지 않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실천법과 그 안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환경 보호 습관을 게임처럼 기록하고 공유하는 챌린지 같은 것도요. 작게는 스티커를 모으듯 실천을 기록하는 방식처럼요.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행이 문제죠. (웃음)


밥 먹듯 하는 해양보호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해양 보호가 특정 집단만의 책임이 아니라, 누구나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밥 먹듯이요.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야죠. 오래쓴 텀블러 하나를 들고 나가는 일이 멋진 라이프스타일이 되는 것처럼요. 오션과 함께라면,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설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기획한 캠페인 하나가 누군가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