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편리함을 넘어 불편함의 용기로 맞서야 할 때

2025-10-24

사진: 국립울진해양과학관 제공 (청중 책상 위 컵은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다회용 컵이라고 한다)


플라스틱, 편리함을 넘어 

불편함의 용기로 맞서야 할 때


국립울진해양과학관에서 해양 플라스틱 해법 제시


홍선욱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sunnyhong@osean.net



지난 9월 30일, 경북 울진에 위치한 국립해양과학관(관장, 김외철, 이하 과학관)에서 ‘제2차 해양과학길 포럼’이 열렸다. “해양플라스틱의 오늘과 내일: 위협에서 해법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의 홍선욱 대표가 주제 강연자로 나섰고, 해양환경조사연구원 고병설 원장, 플랜오션의 이영란 대표, 서양화가 김정아 작가, 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민원기 박사, 국립해양과학관 김성대 실장이 토론자로서 해양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사진: 국립울진해양과학관 제공


홍선욱 대표는 플라스틱이 우리에게 준 편리함 이면에는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히 썩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 바다가 신음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간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문제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해상에서 기인하는 쓰레기의 비중이 육상 기인 쓰레기만큼이나 높으며(약 50%), 그중에서도 스티로폼 부표, 밧줄, 낚시 쓰레기 등이 심각한 문제임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여름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다’고 표현할 만큼 스티로폼 부표의 미세 플라스틱화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인증부표 교체 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사용 중인 부표에서 발포형 스티로폼 조각이 미세플라스틱을 계속 유발하고 있어 완벽한 철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홍 대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오션의 실천적 해법 모델인 ‘열일캠페인’과 ‘바다기사단’ 활동을 소개했다. ‘열일캠페인’은 비닐봉지, 밧줄, 담배꽁초 등 우리 바다를 오염시키는 10가지 핵심 품목을 선정하여 시민들과 함께 10분의 1로 줄여나가자는 국민 참여형 예방 캠페인이다. ‘바다기사단’은 드론과 스마트폰 앱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쓰레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율적, 효과적인 정화 활동과 정책 제안을 펼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다.

강연 후반, 울진에서 실제로 횟집 아귀 뱃속에서 발견된 페트병 사례는 청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페트병 하나가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되고,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 너무 흔한 폐기물이,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강연을 마치며 “플라스틱 오염을 멈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이제는 우리가 누려온 편리함을 내려놓고, 불편함을 감수할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재 논의 중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생산 통제’와 같은 실질적인 규제가 포함될 수 있도록 시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청중은 과학관 업무 담당자와 울진 지역 주민, 타지역에서 온 대학생 등 30명 가량이었다. 행사에 참석하여 강연과 토론을 경청한 김외철 관장은 ‘국립울진해양과학관은 해양환경에 늘 관심을 갖고 실천을 주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유일한 해양과학 교육·전시·체험 중심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