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 협약 제1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우루과이에서 개최

2022-12-29

플라스틱 오염 협약 제1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우루과이에서 개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큰 숙제 본격적으로 직면


이세미 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ㅣ crhee@osean.net




▲ 제1차 정부간 협상 위원회 개회사, 우루과이 환경부 장관 아드리안 페냐(Adrián Peña)


2022년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 제1차 정부간 협상위원회(이하, INC-1)가 개최되었다.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은 유엔환경계획으로부터 인증된 비정부기관으로 INC-1에 참석하였고 한국의 유일한 시민사회단체로 INC-1의 진행상황을 밀접하게 지켜보았다. 160개국에서 약 2300명이 참가한 INC-1은 각국의 대표단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시민사회단체들과 기업 관계자들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북적였다. INC-1이 정식으로 개최되기 전 다자이해관계자 포럼(Multistakeholder Forum)이 열렸는데 이는 시민사회단체, 기업 그리고 정부관계자들의 원활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일정이었다. 기존의 패널발표와 즉문즉답의 시간을 갖는 대신 3개의 주제 1) 자원순환을 위한 제어 및 디자인, 2) 자원순환의 실행, 3) 폐기물 저감 및 개선을 다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원탁회의 방식으로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하였다. 소통과 협력을 실천하려는 취지는 좋았으나 안타깝게도 장정 7시간 가량의 대화는 뚜렷한 방향 및 결과물 없이, 논의된 요지만 공유되었다. 다자이해관계자 포럼의 구성 및 목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이를 의제로 삼은 정부 대표단의 논의가 INC-1의 셋째날에 진행되기도 했다.


▲ 다자이해관계자 포럼의 대면 및 온라인 참석자들의 대한 데이터1



INC-1의 의제는 크게 플라스틱 협약의 범위, 목표, 구조, 잠재적 요소, 조항 및 규정을 선정하는 것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입장은 대부분 비슷했다. 플라스틱 오염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환경적인 문제이며, 플라스틱이 인간 건강, 환경 및 해양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이었다. 이 외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제기를 하는 몇몇의 국가들도 있었고, 인권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국가들 또한 다수 있었다. 한국의 입장은 플라스틱 협약의 협상이 플라스틱의 전주기 접근 방식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여기에 핵심 의무, 통제 조치 및 자발적 접근 방식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더해 플라스틱 제품의 디자인, 생산, 무역 부문이 협약의 구조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징벌적인 정책보다는 완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 대표단의 외교부 한민영 심의관은 플라스틱 협약이 바닥을 향한 경주가 아닌 정상을 향한 경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의 재활용에 대해서는 플라스틱을 먼저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늘리되, 재활용의 개선 및 발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친환경적인 폐기도 중요하다고 했다.

INC-1에서 국가간 가장 대조되는 부분은 플라스틱 협약의 구조와 이에 대한 접근에 대한 논의였다. 법적 구속력이 있고 범 지구적인 조치 및 공통 표준이 핵심이 되는 하향식 접근(top-down approach)을 선호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이집트와 같은 국가들은 국가별 행동계획 중심의 자발적인 조치에 치중하는 상향식 접근(bottom-up approach)을 선호했다. 플라스틱 오염과 같은 월경성 환경 오염은 국가 및 모든 이해관계자가 같은 목표 달성을 향해 움직일 때 성공적인 국제 협약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 오션과 많은 환경시민단체들의 입장이다. 따라서, 오션을 비롯한 많은 환경시민단체들은 2023년 1월에 플라스틱 협약의 하향식 접근의 필요성을 서면 의견서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할 예정이다.

앞으로 네 번의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남아있다. 제2차 위원회는 내년 5월 말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계획이며 3차 위원회는 케나, 4차는 캐나다, 그리고 2024년에 5차 위원회를 한국이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 표명이 INC-1 마지막 날에 이뤄졌다. INC-1에서 생각보다 부진한 논의로 인해 제2차 정부간 협상위원회에서 매우 중요한 협약의 주요 요소 및 INC-1에서 합의를 못 본 의제들이 다뤄질 예정이라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오션도 이러한 움직임에 합류하여 한국 및 아태지역의 추진 방향이 진정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 협약의 달성으로 이뤄지기를 바라며, 국제 환경단체들과 연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 푼타델에스테에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연합'의 친목 활동 중, 이세미 팀장 (중)




1 https://www.unep.org/events/conference/multi-stakeholder-forum-inc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