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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이 전개하는 다양한 활동들과 해양쓰레기에 관련된 소식들을 전합니다.
오션은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찾고, 함께 실천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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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이 될 것인가, ‘낚시문화인’이 될 것인가

2023-08-29

‘낚시꾼’이 될 것인가,
‘낚시문화인’이 될 것인가

클린낚시캠페인운동본부 권은정 대표와 낚시제도문제


진주 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원 ㅣ jinju@osean.net




“예전엔 ‘낚시꾼’이라고 불리며 어쩔 땐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 ‘낚시클럽인’, ‘낚시문화인’으로 자부심도 느끼고 권리도 향유하는 낚시인들이 되고 싶어해요.”

4년 넘게 낚시쓰레기 자원활동을 해 온 클린낚시캠페인운동본부 권은정 대표의 말이다. 쓰레기 문제 때문에 낚시인들 전체가 ‘낚시꾼’이라는 집단 오명이 있기도 했지만, 이제 낚시인들 스스로 건전한 ‘낚시문화인’으로 거듭나서 낚시인의 권익도 보호받고 싶어한다는 말이다. 낚시를 하지도 않는 그가 낚시쓰레기 문제를 제기한 초반에 ‘낚시꾼’들은 곱잖은 시선을 보냈다. 때론 욕을 얻어먹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낚시문화인’들은 낚시를 하지 않는 그가 낚시쓰레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낚시인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함께 ‘낚줍’(낚시쓰레기 줍기) 원정대를 만들어 낚시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서는 모습에 고마워한다. 특히 ‘낚시하는 시민연합’(대표 김욱)은 낚시인들 스스로 낚시터 정화활동을 하는 ‘쓰줍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클린낚시캠페인 운동본부의 ‘낚줍원정대’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낚시꾼’이 ‘낚시문화인’으로 진화하는 데 권은정 대표와 김욱 대표의 활동이 한 몫 한 듯하다.


▲ 클린낚시캠페인운동본부 권은정 대표(왼쪽)와 공익법센터 어필 김종철 변호사(오른쪽)가 낚시쓰레기 문제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사진: 오션. 2023. 8. 14.)



환경단체들은 활동하는 이슈들이 많아 낚시쓰레기 문제를 꾸준히 다루는 곳이 드물다. 오션이 열일캠페인으로 열 가지 주요 해양쓰레기에 낚시쓰레기를 선정하고, 낚시쓰레기 조사를 실시하여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여러 차원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쓰레기 규모의 문제보다는 그 피해의 심각성에 있다. 권은정 대표가 그 많은 해양쓰레기 중 낚시쓰레기에 천착한 이유도 동일하다. 해양쓰레기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나름 적극 수거한다고 해도 그 양은 줄지 않는다. 그중 낚시쓰레기는 인식하고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눈에 띄지도 않는다.

유홍준 교수의 명언,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낚시쓰레기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이 눈에 띄지 않는 낚시쓰레기가 야생동물은 물론 비둘기나 길고양이들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 권은정 대표는 2020년 비둘기에 감겨있는 낚싯줄을 발견하고 놀라 이 활동을 시작했다(각주1. 낚시쓰레기로 인한 생물피해에 관해서는 오션의 “해양쓰레기 생물피해사례집 1, 2”를 참고할 수 있다). 내가 하는 행위가 다른 생물의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것만큼 심각한 일이 있을까? 낚시행위가 우리가 즐기는 문화활동 또는 체육활동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권은정 대표는 2022년부터 네이처링을 통해 야생동물피해조사를 수집1하고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네이처링 앱이 낚시인들이 이용하기에 번거롭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낚시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피싱노트라는 앱에 낚시쓰레기로 인한 생물피해를 별도로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을 제안했다. 피싱노트를 운영하는 이성찬 대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낚시쓰레기 야생동물 피해 기록 기능을 별도로 구성하고, 이 기록을 모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각주2. 피싱노트 어플은 낚시인들에게 물때와 날씨 정보 등을 제공하고 낚시용품 쇼핑몰 연동, 낚시인들의 커뮤니티 기능을 한다. 가장 핵심으로 낚시쓰담 캠페인을 통해 포인트 리워드를 제공하는 낚시인 전용 플랫폼이다). 낚시쓰레기 수거는 물론, 이로 인한 생물피해 기록도 결국 당사자인 낚시인들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또한 책임을 지고 있는 문제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낚시쓰레기 문제에 있어서 낚시인들이 쉽고 잘할 수 있는 방식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낚시인들은 오랫동안 낚시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한국낚시인협회와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가 그 대표적인 기관으로, 지난해 6월 김승수, 김예지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 낚시의 스포츠 정착과 낚시규제법 개정을 위한 포럼2”을 개최한 뒤 낚시활동 활성화를 위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각주3. 법률개정안, 심의위원회 검토 내용 및 오션의 의견은 오늘의 해양쓰레기 154호3 및 156호4를 참고할 수 있다). 현재 해당 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국내 낚시 관련 제도적 연구는 매우 미미하다. 2021년 들어 해양수산부가 해양수산정책연구소에 의뢰한 연구가 세 개 있었다. 낚시어선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연구, 낚시 관리 및 육성 제도 개선, 낚시터업 제도 개선 및 발전방안이다. 이는 당시 정부가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그 중 하나인 낚시쓰레기 문제에 관해 해당 부처에서 과거와 다른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나 해양수산정책연구소의 누리집에 연구 수행 기록은 있지만 연구보고서는 올라와 있지 않다.


그 뒤 2022년 정부의 정책은 낚시문화활성화와 규제완화로 제시되면서 김승수 의원실과 한국낚시협회가 낚시규제법에 관한 연구를 법제연구원에 의뢰하여 진행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9월 개최되는 ‘낚시환경정책연구 국회 포럼’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포럼은 지난해 국회에 발의된 개정법률안들이 본회에 상정되도록 촉구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해양수산부의 2021년 연구결과와 현재 법률 개정안의 방향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진행되는지 환경부, 해양수산부, 한국농어촌공사 등 낚시 관련 여러 부처와 기관이 공동의 이해 및 목표를 가지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들여다볼 일이다.


권은정 대표는 4년 남짓 활동해 오면서 법제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낚시쓰레기에 관한 인식은 조금 높아졌지만 쓰레기가 줄어들고 있지 않다. 낚시꾼들이 조금씩 낚시문화인이 되어가고는 있지만 이는 개개인의 인식과 실천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공동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낚시인들이 스스로, 그리고 사회가 인정하는 자부심을 가진 낚시문화인이 되고, ‘우리 낚시인들이 하천과 바다를 깨끗하게 만들고 있고 생태와 동물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파수꾼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려면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권은정 대표는 낚시면허제와 같은 제도적 도입을 통해 전면적인 낚시쓰레기 회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회수 체계의 기반에는 낚시인들의 인식개선과 권리 향상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과 꼼꼼한 정보 제공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낚시면허제 도입을 위한 서명운동에 많은 ‘낚시문화인’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권대표는 낚시에 대해 무조건 비판하기보다 낚시인들의 의견과 문화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동반되어야 낚시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는 ‘낚시꾼’이 될 것인가, ‘낚시문화인’이 될 것인가.




1 https://www.naturing.net/m/5647/summary
2 https://ampos.nanet.go.kr:7443/materialSeminarDetail.do?control_no=PAMP10000000069816
3 https://osean.net/bdlist/activity.php?ptype=view&idx=7598&page=1&code=activity
4 https://osean.net/bdlist/activity.php?ptype=view&idx=7631&page=1&code=acti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