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55회 오션 세미나
도시는 왜 쓰레기로 넘쳐나는가?
작성자: 앨리시아 로 |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원 | lohalicia@osean.net
원문 논문 정보: Brodie, J.E., Margetts, B., Falinski, K., Greaves, J., et al. (2025). Drivers of environmental debris in metropolitan areas: A continental scale assessment.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922, 171263.
2025년 7월 1일 열린 제555회 오션 세미나에서는 Brodie 외(2025)의 논문, "도시 지역 환경 쓰레기의 결정 요인: 대륙 규모의 평가"를 바탕으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이 연구는 미국 10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도시 내 쓰레기 분포와 유형, 그리고 이를 유발하는 환경적, 사회경제적 요인 간의 연관성을 밝혀낸 최초의 대륙 단위 분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도시계획, 쓰레기 관리, 기후 요인이 어떻게 맞물려 도심 속 쓰레기 문제를 악화시키는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했다. 오션은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 및 아시아 대도시의 쓰레기 대응 정책을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이번 연구가 말하는 "도시 쓰레기의 진짜 원인"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거리 위를 굴러다니는 비닐봉지, 배수구를 막은 일회용 컵, 하수구로 흘러들어간 담배꽁초. 대도시의 일상이 되어버린 이 환경쓰레기들은 단순한 청소 문제가 아니다. 도시 구조와 정책, 기후, 사람들의 행동이 얽힌 복합적 결과물이다. Brodie 외 연구진은 미국 전역 100개 대도시에서 동일한 조사 방법을 사용해 환경 쓰레기 총 1만 7천 건을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떤 도시 조건이 쓰레기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핵심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기후 조건과 정책 인프라의 결합 효과를 밝혀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강우량이 많은 도시에서 비닐, 포장재, 담배꽁초 같은 가벼운 쓰레기는 빗물에 휩쓸려 더 멀리, 더 많이 이동하며 문제를 악화시킨다. 반면 가뭄 지역에선 쓰레기 수거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한 흥미롭게도, 인구 밀도나 소득 수준보다도 쓰레기통 설치 수, 보행자 교통량, 정책의 강도가 더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의 시작은 단순했다. 왜 어떤 도시는 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어떤 도시는 그렇지 않을까?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100개 도시를 골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쓰레기 조사를 실시했다. 거리, 인도, 교차로, 하수구 등에 쌓인 쓰레기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위치와 양을 기록했다. 총 17,000건이 넘는 쓰레기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토대로 각 도시의 기후, 인프라, 사회경제적 특성과 쓰레기 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인구 수나 빈곤율보다도, 쓰레기통이 얼마나 자주, 어느 위치에 설치되었는가, 보행자 수가 많은지, 지역 정부의 정책이 실질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예를 들어, 비가 자주 오는 도시에서는 작은 쓰레기—특히 담배꽁초, 페트병 뚜껑, 포장재 조각 같은 가벼운 쓰레기—들이 도로와 배수구를 통해 빠르게 이동해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반면 건조 지역에서는 이런 이동은 적지만, 쓰레기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축적되는 양이 많았다.
또한 연구는 도시 설계와 환경 정책이 쓰레기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보여줬다. 걷기 좋은 도시, 공공 쓰레기통이 잘 배치된 도시, 지역 캠페인과 시민 참여가 활발한 도시일수록 쓰레기량이 확연히 적었다. 반대로 차량 중심 도시나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했다.
한 세미나 참가자는 “사람이 많은 곳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와 정책이 얼마나 마련되어 있는지가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쓰레기통이 많아도 관리가 안 되면 효과가 없었고, 반대로 소수의 쓰레기통만으로도 적절한 위치 선정과 시민 교육이 이루어진 곳은 쓰레기 양이 낮았다.
이번 연구는 도시 쓰레기를 단순한 ‘개인 책임’의 문제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도시의 구조와 제도적 대응이 쓰레기 문제를 만든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대륙 규모로 진행된 만큼, 다양한 기후와 정책 환경에서 공통된 패턴을 도출할 수 있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이제 도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더 이상 ‘청소를 잘하는가’가 아니라, 예방 중심의 인프라 설계와 행동 유도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대도시들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조건—강수량, 걷기 환경, 쓰레기통 접근성, 정책의 실효성—을 바탕으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해답은 결국 도시 그 자체에 있다.
제555회 오션 세미나
도시는 왜 쓰레기로 넘쳐나는가?
작성자: 앨리시아 로 |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원 | lohalicia@osean.net
원문 논문 정보: Brodie, J.E., Margetts, B., Falinski, K., Greaves, J., et al. (2025). Drivers of environmental debris in metropolitan areas: A continental scale assessment.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922, 171263.
2025년 7월 1일 열린 제555회 오션 세미나에서는 Brodie 외(2025)의 논문, "도시 지역 환경 쓰레기의 결정 요인: 대륙 규모의 평가"를 바탕으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이 연구는 미국 10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도시 내 쓰레기 분포와 유형, 그리고 이를 유발하는 환경적, 사회경제적 요인 간의 연관성을 밝혀낸 최초의 대륙 단위 분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도시계획, 쓰레기 관리, 기후 요인이 어떻게 맞물려 도심 속 쓰레기 문제를 악화시키는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했다. 오션은 이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 및 아시아 대도시의 쓰레기 대응 정책을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이번 연구가 말하는 "도시 쓰레기의 진짜 원인"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거리 위를 굴러다니는 비닐봉지, 배수구를 막은 일회용 컵, 하수구로 흘러들어간 담배꽁초. 대도시의 일상이 되어버린 이 환경쓰레기들은 단순한 청소 문제가 아니다. 도시 구조와 정책, 기후, 사람들의 행동이 얽힌 복합적 결과물이다. Brodie 외 연구진은 미국 전역 100개 대도시에서 동일한 조사 방법을 사용해 환경 쓰레기 총 1만 7천 건을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떤 도시 조건이 쓰레기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핵심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기후 조건과 정책 인프라의 결합 효과를 밝혀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강우량이 많은 도시에서 비닐, 포장재, 담배꽁초 같은 가벼운 쓰레기는 빗물에 휩쓸려 더 멀리, 더 많이 이동하며 문제를 악화시킨다. 반면 가뭄 지역에선 쓰레기 수거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한 흥미롭게도, 인구 밀도나 소득 수준보다도 쓰레기통 설치 수, 보행자 교통량, 정책의 강도가 더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의 시작은 단순했다. 왜 어떤 도시는 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어떤 도시는 그렇지 않을까? 이를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100개 도시를 골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쓰레기 조사를 실시했다. 거리, 인도, 교차로, 하수구 등에 쌓인 쓰레기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위치와 양을 기록했다. 총 17,000건이 넘는 쓰레기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토대로 각 도시의 기후, 인프라, 사회경제적 특성과 쓰레기 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인구 수나 빈곤율보다도, 쓰레기통이 얼마나 자주, 어느 위치에 설치되었는가, 보행자 수가 많은지, 지역 정부의 정책이 실질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예를 들어, 비가 자주 오는 도시에서는 작은 쓰레기—특히 담배꽁초, 페트병 뚜껑, 포장재 조각 같은 가벼운 쓰레기—들이 도로와 배수구를 통해 빠르게 이동해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반면 건조 지역에서는 이런 이동은 적지만, 쓰레기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축적되는 양이 많았다.
또한 연구는 도시 설계와 환경 정책이 쓰레기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보여줬다. 걷기 좋은 도시, 공공 쓰레기통이 잘 배치된 도시, 지역 캠페인과 시민 참여가 활발한 도시일수록 쓰레기량이 확연히 적었다. 반대로 차량 중심 도시나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했다.
한 세미나 참가자는 “사람이 많은 곳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와 정책이 얼마나 마련되어 있는지가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쓰레기통이 많아도 관리가 안 되면 효과가 없었고, 반대로 소수의 쓰레기통만으로도 적절한 위치 선정과 시민 교육이 이루어진 곳은 쓰레기 양이 낮았다.
이번 연구는 도시 쓰레기를 단순한 ‘개인 책임’의 문제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도시의 구조와 제도적 대응이 쓰레기 문제를 만든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대륙 규모로 진행된 만큼, 다양한 기후와 정책 환경에서 공통된 패턴을 도출할 수 있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이제 도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더 이상 ‘청소를 잘하는가’가 아니라, 예방 중심의 인프라 설계와 행동 유도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대도시들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조건—강수량, 걷기 환경, 쓰레기통 접근성, 정책의 실효성—을 바탕으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해답은 결국 도시 그 자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