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쓰레기가 널려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람사르 습지 공원에서 쇠백로가 먹이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다. (사진: 김혜주)
플라스틱 오염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기후변화?!
오션 제575회 정기 세미나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플라스틱 오염
김혜주 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ㅣ hyejukim@osean.net
원문: Plastic pollution under the influence of climate change: implications for the abundance, distribution, and hazards in terrestrial and aquatic ecosystems, Front Sci, 27 November 2025
►원문 링크 (클릭):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science/articles/10.3389/fsci.2025.1636665/full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는 흔히 별개의 환경 문제로 이야기되지만, 두 위기는 화석연료라는 공통된 뿌리를 공유한다. 그리고 두 문제가 동시에 작용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이 따로 있을 때보다 더 복잡하고 강하게 나타난다.
오션의 제575회 정기세미나에서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Frank J. Kelly, Stephanie L. Wright, Guy Woodward, Julia C. Fussell)이 2025년 학술지 『Frontiers in Science』에 발표한 「Plastic pollution under the influence of climate change」 논문을 함께 읽고, 기후변화가 플라스틱 오염의 양, 분포, 노출, 영향을 어떻게 악화시키는지에 대해 토의했다.
이 논문은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가 화석연료 소비라는 공통 원인에서 비롯된 '공동 스트레스 요인(joint stressors)'이라는 점을 짚는다. 두 요인이 결합하면 각각의 영향을 단순히 더한 것을 넘어서는 시너지가 발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쪽이 다른 쪽을 상쇄해 영향이 가려지는 마스킹(masking)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후변화가 플라스틱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
논문은 우선 기후변화가 환경에 이미 존재하는 플라스틱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설명한다. 온도 상승, 자외선 강도 증가, 습도 변화는 산화·광분해·가수분해를 통한 폴리머 분해를 가속한다. 온도가 10°C 상승하면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두 배로 증가할 수 있으며, 분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생성과 함께 플라스틱 내 화학물질의 외부 유출도 증가한다.
극단적 기상 현상도 플라스틱의 이동을 증폭시킨다. 태풍이 한 차례 지나간 홍콩 해변에서는 퇴적물 내 플라스틱 농도가 약 40배 늘어난 사례가 보고되었고, 방글라데시에서 또한 홍수 시 플라스틱 이동량이 40배 이상 증가하였다. 영국에서는 매립지 내 폐기물 구획 하나만 침식되더라도 최대 3,860톤의 플라스틱이 템스강 하구로 방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해 빈도와 강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산불도 도시에 널려 있는 플라스틱 자재로부터 다량의 독성물질을 방출시킨다.
먹이망 상위로 갈수록 더 취약
이처럼 논문이 종합한 연구 결과들은,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의 결합이 육상·담수·해양 생태계에서 다양한 상호작용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효과는 가산적·길항적·시너지적으로 모두 나타나며, 단순히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다만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되는 한 가지 패턴은,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장수 생물일수록 두 스트레스의 결합 효과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망둥어는 수온이 5°C 상승하는 것만으로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폐사율이 4배까지 증가하였고, 포식성 어종인 대서양 대구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처하면 먹이 종류를 바꾸면서 체내 미세플라스틱 축적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범고래와 같이 먹이망 최상위에 있는 해양 포유류는 먹이사슬을 통한 독성물질의 생물농축과 큰 체급에 따른 대사적 부담으로 인해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의 복합적 영향에 특히 취약한 종으로 평가된다.
반면 먹이망 하위의 미생물·조류 및 일부 1차 소비자에서는 두 스트레스가 서로 상쇄되어 영향이 가려지는 마스킹 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처럼 기후-플라스틱 상호작용은 종, 농도, 서식지 조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며, 복잡하고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사진2] 세미나 발표 자료 발췌
모니터링과 정책에서 두 위기를 어떻게 연결할까
이어진 토의에서는 논문의 시사점을 해양쓰레기 대응 활동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먹이망 상위 생물을 두 위기의 생물지표(bioindicator)로 활용하는 방안,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등 기존 조사·연구의 설계 단계부터 기후변화라는 변수를 반영하는 방안, 그리고 플라스틱 오염은 가시성이 높고 인간 행동과의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되는 만큼 시민의 플라스틱 문제 참여 동력을 기후변화 행동으로 확장하고 반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플라스틱 이슈로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공유되었다.

[사진3] 세미나 발표 자료 발췌
논문은 환경으로의 플라스틱 배출을 신속하고 의미 있게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으로 플라스틱의 원료 조달부터 생산-사용-폐기까지를 전환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제시한다. 또한 논문은 향후 연구 과제로 실제 환경에서 풍화된 플라스틱을 반영한 노출 시나리오 구축, 표준화된 노출 농도 평가 체계 마련, 그리고 단기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분해 과정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론 개발 등을 제안한다.
오션은 그동안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어 왔다. 이번 세미나는 해양쓰레기를 기후위기와 연결된 보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였으며, 앞으로의 연구와 정책 활동에 두 위기의 상호작용을 통합하는 시각을 점진적으로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1] 쓰레기가 널려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람사르 습지 공원에서 쇠백로가 먹이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다. (사진: 김혜주)
플라스틱 오염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기후변화?!
오션 제575회 정기 세미나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플라스틱 오염
김혜주 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ㅣ hyejukim@osean.net
원문: Plastic pollution under the influence of climate change: implications for the abundance, distribution, and hazards in terrestrial and aquatic ecosystems, Front Sci, 27 November 2025
►원문 링크 (클릭):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science/articles/10.3389/fsci.2025.1636665/full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는 흔히 별개의 환경 문제로 이야기되지만, 두 위기는 화석연료라는 공통된 뿌리를 공유한다. 그리고 두 문제가 동시에 작용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이 따로 있을 때보다 더 복잡하고 강하게 나타난다.
오션의 제575회 정기세미나에서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Frank J. Kelly, Stephanie L. Wright, Guy Woodward, Julia C. Fussell)이 2025년 학술지 『Frontiers in Science』에 발표한 「Plastic pollution under the influence of climate change」 논문을 함께 읽고, 기후변화가 플라스틱 오염의 양, 분포, 노출, 영향을 어떻게 악화시키는지에 대해 토의했다.
이 논문은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가 화석연료 소비라는 공통 원인에서 비롯된 '공동 스트레스 요인(joint stressors)'이라는 점을 짚는다. 두 요인이 결합하면 각각의 영향을 단순히 더한 것을 넘어서는 시너지가 발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쪽이 다른 쪽을 상쇄해 영향이 가려지는 마스킹(masking)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후변화가 플라스틱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
논문은 우선 기후변화가 환경에 이미 존재하는 플라스틱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설명한다. 온도 상승, 자외선 강도 증가, 습도 변화는 산화·광분해·가수분해를 통한 폴리머 분해를 가속한다. 온도가 10°C 상승하면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두 배로 증가할 수 있으며, 분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생성과 함께 플라스틱 내 화학물질의 외부 유출도 증가한다.
극단적 기상 현상도 플라스틱의 이동을 증폭시킨다. 태풍이 한 차례 지나간 홍콩 해변에서는 퇴적물 내 플라스틱 농도가 약 40배 늘어난 사례가 보고되었고, 방글라데시에서 또한 홍수 시 플라스틱 이동량이 40배 이상 증가하였다. 영국에서는 매립지 내 폐기물 구획 하나만 침식되더라도 최대 3,860톤의 플라스틱이 템스강 하구로 방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기후위기로 인해 빈도와 강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산불도 도시에 널려 있는 플라스틱 자재로부터 다량의 독성물질을 방출시킨다.
먹이망 상위로 갈수록 더 취약
이처럼 논문이 종합한 연구 결과들은,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의 결합이 육상·담수·해양 생태계에서 다양한 상호작용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효과는 가산적·길항적·시너지적으로 모두 나타나며, 단순히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다만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되는 한 가지 패턴은,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장수 생물일수록 두 스트레스의 결합 효과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망둥어는 수온이 5°C 상승하는 것만으로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폐사율이 4배까지 증가하였고, 포식성 어종인 대서양 대구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처하면 먹이 종류를 바꾸면서 체내 미세플라스틱 축적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범고래와 같이 먹이망 최상위에 있는 해양 포유류는 먹이사슬을 통한 독성물질의 생물농축과 큰 체급에 따른 대사적 부담으로 인해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의 복합적 영향에 특히 취약한 종으로 평가된다.
반면 먹이망 하위의 미생물·조류 및 일부 1차 소비자에서는 두 스트레스가 서로 상쇄되어 영향이 가려지는 마스킹 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처럼 기후-플라스틱 상호작용은 종, 농도, 서식지 조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며, 복잡하고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사진2] 세미나 발표 자료 발췌
모니터링과 정책에서 두 위기를 어떻게 연결할까
이어진 토의에서는 논문의 시사점을 해양쓰레기 대응 활동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먹이망 상위 생물을 두 위기의 생물지표(bioindicator)로 활용하는 방안,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등 기존 조사·연구의 설계 단계부터 기후변화라는 변수를 반영하는 방안, 그리고 플라스틱 오염은 가시성이 높고 인간 행동과의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되는 만큼 시민의 플라스틱 문제 참여 동력을 기후변화 행동으로 확장하고 반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플라스틱 이슈로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공유되었다.
[사진3] 세미나 발표 자료 발췌
논문은 환경으로의 플라스틱 배출을 신속하고 의미 있게 줄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으로 플라스틱의 원료 조달부터 생산-사용-폐기까지를 전환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제시한다. 또한 논문은 향후 연구 과제로 실제 환경에서 풍화된 플라스틱을 반영한 노출 시나리오 구축, 표준화된 노출 농도 평가 체계 마련, 그리고 단기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분해 과정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론 개발 등을 제안한다.
오션은 그동안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어 왔다. 이번 세미나는 해양쓰레기를 기후위기와 연결된 보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였으며, 앞으로의 연구와 정책 활동에 두 위기의 상호작용을 통합하는 시각을 점진적으로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